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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다락집

Loft House

숨겨진 다락방, 다락多樂집  |   House of Attics

2015년 봄, 전라남도 광주에 '다락집'이 완공되었습니다. '다락집'은 부부와 두 아들을 위한 단독주택입니다. 집은 광주 도심을 조금 벗어난 한적한 단독주택 마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TRU 건축사사무소는 건축설계, 시공감리, 인테리어 설계 및 입주 후 공간 스타일링까지, 계획의 전 과정을 맡아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약 1년 남짓의 시간 동안 건축주와 함께 대화했던 기록을 아래에 옮깁니다.

이웃집들이 가까이에 있다면 

방을 어떻게 배치해야 할까요?

TRU: 주변이 얕은 산으로 둘러싸인 완만한 경사지 땅입니다. 산자락이 대지주변을 감싸안은 형태입니다. 남쪽으로는 멀리 정광산을 향해 조망이 좋습니다. 남쪽으로 트여있고 3면이 완만한 산으로 둘러싸인, 주택지로는 최고의 입지입니다.

 

건축주: 지금은 주변 집들이 아직 들어서지 않아서 조망이 좋습니다만, 이웃집들이 생기면 달라지겠죠.

 

TRU: 그래서 이웃집에 의해 영향을 적게 받는 2층과 옥상의 계획이 중요합니다. 집이 완성되면 가장 멋진 조망이 생기는 부분입니다. 일반적인 주택들은 1층에 거실과 주방을 두고 2층에는 침실을 두지만, 우리 집에서는 1, 2층을 뒤집어보면 어떨까요. 좋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2층에 거실을 두고 마당을 가까이 볼 수 있는 1층에 침실을 두는 거죠.

 

건축주: 좋은 생각입니다만, 현관에 들어오자마자 침실이 있다는 것이 실용적일까요?

 

TRU: 1, 2층의 방 배치를 뒤집으면 실용적인 장점도 있습니다. 2층 거실의 층고를 높여서 작은 다락방들을 만들 수 있어요. 추운 겨울에는 2층 거실을 닫고 1층 침실에서 주로 생활하면 난방비도 절약됩니다.

 

삼각형 지붕을 내민 모양의 광주다락집.

​작고 단단해보이는 집을 만들었습니다.

건축주: 정원을 마음껏 가꾸고 싶어요. 최대한 마당이 넓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집에서 오랫동안 살아왔지만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기에 큰 집에 대한 열망은 없습니다. 넓은 마당을 가진, 작고 기능적인 집이길 바랍니다.

 

TRU: 바닥 면적을 아껴서 작고 단단해 보이는 집을 만들었습니다. 바닥면적을 작게 잡은 대신, 건물의 층고를 조금 높여서 넓은 공간의 느낌을 가지도록 했습니다. 덕분에, 넉넉한 마당이 생겼습니다.

건축주: 주말이면 지인들과 모여 바베큐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실내식당과 연결되는 외부 식당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TRU: 재미있는 집의 모양을 생각해봤습니다. 삼각형 모양의 경사지붕을 살짝 옆으로 밀어서 내민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모자챙처럼요. 이렇게 하면 다락방은 산을 향해 더 가까이 다가가고, 반대쪽에는 옥상테라스가 생깁니다. 내민 지붕의 밑에는 야외식당으로 쓸 수 있는 공간이 생겼습니다.

집 안에 공중 브릿지를!

건축주:저는 늦은 오후의 따스한 빛을 좋아합니다. 다락에 서쪽 산을 바라보는 윈도우 시트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과 그림을 둘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해요.

 

TRU: 경사지붕 밑에 작은 다락방과 공중 브릿지를 만들었습니다. 다락방에는 산을 향한 작은 창을 두고, 브릿지에는 사진을 걸어 둘 수 있는 벽을 계획했습니다. 브릿지를 건너면 먼 산으로 조망이 펼쳐지는 작은 테라스로 갈 수 있습니다.

앉아서 책을 보거나 쉴 수 있는 경사지붕 밑 작은 다락방.

계단을 넘어서면, 창을 통해 먼 산을 볼 수 있는 또 다른 다락방으로 연결됩니다.

시간이 지나도 집이 멋스러웠으면 좋겠어요.

건축주: 외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어요. 집이 오래되어도 멋스럽다는 느낌이 남아 있으면 좋겠어요. 흰색 외관을 좋아하긴 하지만 미세먼지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오랜 시간 깔끔한 느낌을 유지하기는 힘들 거라 생각합니다.

 

TRU: 자연스런 벽돌위에 흰색 모르타르를 바르면 어떨까요? 멀리서 보면 자연스런 백색 건물로 보이고 가까이와서 보면 벽돌과 모르타르가 줄무늬를 만드는 거죠. 벽돌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러워지는 재료기도 하구요.

 

건축주: 상상이 잘 안가는데, 이렇게 시공된 사례가 있나요? 실제로 지어진 것을 볼 수 있을까요?

 

TRU: 처음입니다. (웃음) 현장에서 직접 테스트해보면서 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실제로, 현장에서 마음에 드는 패턴이 나올 때 까지, 1달 정도 테스트만 했습니다. 벽돌 시공자도 네 번이나 교체했네요. (현장 소장님, 감사합니다.)

보편적이고 경제적인 벽돌을 주요 소재로 사용하되,

패턴을 달리하여 개성을 주었습니다.

화려한 포인트가 있으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경사지붕 밑 다락 공간.

백색과 짙은 회색을 주로 사용하여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시선이 닿는 곳에는 액센트 칼라를 써서 강조하였습니다.

건축주: 엔틱하고 에스닉한 무늬, 멕시칸 타일 같은 아기자기하고 화려한 스타일을 좋아하긴 하지만 집은 화려하지 않고 깔끔하면서 쉽게 질리지 않는 스타일 이었으면 합니다. 전체적으로 내츄럴 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풍기는 집이었으면 해요. 화려하고 포인트가 되는 부분이 있으면 좋겠구요.

 

TRU: 전체적으로 백색과 짙은 회색을 주로 사용해서 편안한 배경이 되는 인테리어였으면 좋겠습니다. 공간에서는 시선이 닿는 벽이 가장 중요한데요, 이런 곳에만 액센트 칼라를 조금씩 써서 강조하려고 해요.

2층 거실의 천장을 노출해서 경사지붕의 모양이 드러나도록 하죠. 1층의 밝은 페인트와 대조되도록, 시멘트 위에 에폭시를 칠해서 거친 느낌을 강조하려고 합니다. 경사지붕 밑에 있다는 공간의 느낌을 2층과 다락에서 잘 느낄 수 있도록 하려구요.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즐거운 집'을 만드는 것이었어요.

“맞벌이 부부이기에 여가 시간이 더 소중해요. 그래서 그 동안은 아이들과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여행을 다니곤 했어요. 해외여행은 물론이고 주말마다 캠핑을 할 만큼 남부럽지 않게 다녔지요.

하지만 이 집에 온 뒤로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확연히 많아졌어요. 평일에는 대개 1층에서 시간을 보내지만, 주말이나 휴일이 되면 마당에서 바비큐 파티를 하거나 2층 거실에서 식사를 하고, 다락방에서 이야기를 나누지요.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즐거운 집'을 만드는 것이었어요."

 

- 건축주, 이시운+정성태 부부, 매거진 '행복이 가득한 집' 인터뷰,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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