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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넘치는 모양의 집도 좋지만, 겸손하고 단정한 멋을 가진 집이 오래 두고 보기에 좋습니다. 신도시에 지어지고 있는 단독주택 단지를 바라보며 떠오른 생각을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조성익  Sungik Cho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교수 |  TRU 건축사 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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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의 단독주택촌

해외의 단독주택은 화려하고 개성 넘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물론 베버리힐즈처럼 독특한 집들이 경쟁하듯 들어선 마을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단독주택지들은 차분하고 비슷비슷한 집들이 지어져 있는데요. 외관은 기본적으로 일관된 형태가 있고, 거기에 집집마다 약간의 변형을 가해 외관을 완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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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 품은 다양성

물론 비슷비슷한 집만 있으면 단독주택에 사는 재미가 없습니다. 암묵적인 질서 속에 다양성이 녹아 있어야 눈이 즐겁습니다. 네덜란드의 보르네오 섬에는 마을의 질서를 따르면서 그 안에서 개성을 추구한 주택단지의 사례가 있습니다. 운하를 향해 창문을 낸 상자 형태의 집이라는 유사성 속에 재료, 창문의 형태, 색깔로 다양한 개성을 뽐냅니다. 질서가 품은 다양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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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한 직육면체

판교 신도시의 단독주택지는 땅을 네모 반듯하게 구획해놓은 곳입니다. 여기에 울퉁불퉁 알록달록 개성을 자랑하는 집들이 하나 둘 들어섰습니다. 하나하나 건물을 바라보면 근사하고 아름다운 집들이지만, 집들이 모여 만드는 마을의 모습은 아름답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양성을 빛내기 위해 필요한 질서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겸손하고 담담한 외형을 만들되 창문의 비례와 재료의 디테일로 독특함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부의 공간 꾸밈에 집주인의 취향이 듬뿍 드러나도록 표현합니다. 개성 있는 집에 사는 것만큼 조화로운 동네에 사는 즐거움도 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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