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을 위한 주말 주택은 크고 화려할 필요도, 모든 것이 갖춰져 있을 필요도 없습니다. 몬탁의 주말주택을 보면서 겸손한 집의 이상적인 휴식을 그렸습니다.
조성익 Sungik Cho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교수 | TRU 건축사 사무소 대표
뉴욕 몬탁의 주말주택
몬탁은 뉴요커의 여름 휴양 동네로 유명합니다. 뜨거운 맨하튼을 떠나, 파도를 즐기고 대서양의 일출을 보는 것이 이 동네의 존재 이유입니다. 몬탁에는 뽐내듯 독특한 모양으로 디자인된 별장들도 있었지만, 제 기억에 남아 있는 집은 평범하고 차분한 것들입니다. 상쾌한 크림색 벽에 낮은 경사지붕을 얹어서 겸손함을 갖춘 집들 말입니다. 눈에 띄는 특별한 요소는 없지만, 집 전체의 풍모가 편안하고 익숙하다는 것이 오히려 특색이라 생각했습니다. 차분히 실력을 쌓아온 건축가가 어깨에 힘을 빼고 지은 집이라는 느낌입니다.
보통의 집에서 일상의 휴식을
몬탁에 집을 가진 뉴요커들은 무더운 여름이 오면 이런 보통의 집에서 평범하고 일상적인 휴식을 즐기기 위해 떠납니다. 크고 요란한 축제와 이벤트도 좋지만, 언제 가도 안심이 되는 집이 있다는 것, 휴가의 고수들이 누리는 즐거움입니다.
공간의 여지
살림집은 필요한 시설을 갖추면 갖출수록 좋습니다. 방도 많고, 냉장고도 크고, 창고도 넉넉한 것이 좋죠. 하지만 일상 생활이 목적이 아닌 주말주택은 집에 모든 기능을 탑재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이런 일상의 필요를 덜어내고 거기에 재미를 불어넣어주는 공간의 여지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주말 주택을 원하는 이유도 삶의 여백을 즐기기 위함이니까요.
보통의 집에서 삶의 여백을 만드는 주말. 부곡 프라이데이를 설계하며 떠올린 이상적인 휴식의 모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