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외부공간은 실내이면서 실외이기도 한 공간입니다. 좋은 경치가 있는 곳에 지어놓은 정자가 좋은 예입니다. 지붕이 있으니 햇빛은 막아주고, 벽이 없으니 바람은 통과합니다. 여기에 좋은 풍경까지 보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반외부공간이 됩니다.
한 평의 공간이 아까운 아파트에서는 발코니 같은 반외부공간을 넉넉히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말 주택은 반외부 공간이 여러모로 잘 쓰입니다. 마당에 있는 나무에 물을 주다가 잠깐 쉬기도 하고, 지인들과 바비큐 파티를 할 때 식당 역할을 합니다. 부곡 프라이데이에서는 대청마루를 크게 만들고 건물 주위로는 툇마루를 둘러서 다용도의 공간이 되도록 했습니다.
툇마루와 대청마루는 외부와 내부를 연결해주는 징검다리의 역할을 합니다.
툇마루의 에어컨 효과
한옥의 툇마루는 바닥에서 50센티미터 쯤 들어 올려서 설치합니다. 툇마루와 바닥 사이에 바람이 지나가는 길을 만들기 위함입니다. 마루널 사이에 동전 두께만한 틈을 내면 바닥의 차가운 바람이 툇마루 위로 올라와 온도를 낮춥니다. 천연 에어컨이 되는 것이죠.
맞바람을 이용한 환기
실내를 환기하는 방법에는 맞바람만한게 없습니다. 긴 직사각형 형태인 실내 공간에 맞바람이 불도록 공간의 양쪽에 창을 냈습니다. 마주보는 창을 낼 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솔솔 부는 바람은 좋지만 강풍이 부는 날은 바람 길이 바람의 고속도로가 됩니다. 강풍이 실내를 관통하면 물건도 날아가고, 기분도 좋지 않습니다.
주방의 양쪽 창문을 열면 부드러운 바람길이 생겨
신선한 공기가 들어옵니다.
간단한 해결책은 창문을 엇갈린 위치에 두는 것입니다. 직선으로 바람이 관통하지 않도록 대각선으로 엇갈린 위치에 둡니다. 양쪽 창문의 높이도 다르게 하면 좋습니다. 낮은 창에서 높은 창으로 바람이 불고, 오른쪽 코너에서 왼쪽 코너로 바람이 불면, 강풍의 발생을 줄일 수 있습니다.
햇빛을 부드럽게 걸러주는 덧지붕
일반적으로 우리는 남향 집을 선호하지만, 한 가지 단점도 있습니다. 대낮의 뜨거운 태양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와서 실내 온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커튼을 치게 되는데, 이러면 남쪽에 있는 좋은 풍경을 커튼이 가리게 됩니다.
부곡 프라이데이에는 건물 앞에 덧지붕을 두어 직사광선을 차단했습니다. 커튼을 치지 않고도 한낮의 직사광선을 막을 수 있습니다.
덧지붕에는 한옥 처마의 원리를 적용했습니다. 지붕 끝의 각도를 30도로 맞추면 여름에는 강한 빛이 집을 뜨겁게 데우는 것을 최소화하고, 겨울에는 햇빛이 집안 깊숙이 들어옵니다.덧지붕으로 걸러진 빛을 실내로 들이면 기분 좋은 자연광이 부드럽게 퍼져 너무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실내를 만들 수 있습니다.